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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결정 조각(electronic crystallites)의 발견: 초전도체와 초유체 연구의 새로운 전환점

물리학의 오랜 난제 중 하나였던 고온초전도체와 초유체 현상의 비밀을 풀어낼 단서로 주목받고 있는 '전자 결정 조각(electronic crystallites)'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처음으로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김근수 연세대학교 물리학과 교수팀이 고체 물질 속에서 원자 크기의 전자 결정을 최초로 발견한 성과로, 연구 결과는 2024년 10월 1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공개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전 세계 물리학자들이 수십 년간 도전해 온 전자 결정 상태에 대한 실체를 밝히는 중요한 업적이자, 고온초전도체와 초유체 같은 난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전자 결정이란 무엇인가?

고체는 원자나 분자가 규칙적인 격자 형태로 배열된 상태로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전자는 이러한 고체 내에서 기체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전압을 걸어주면 전자들이 움직이면서 전류가 흐르게 되는 것이죠. 그러나 헝가리의 이론물리학자 유진 위그너(Eugene Wigner)는 전자들 사이의 반발력이 충분히 강하면, 전자들도 원자처럼 규칙적으로 배열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이는 전자가 자유롭게 움직이지 않고, 고체처럼 규칙적인 배열을 이루는 상태, 즉 전자 결정(Wigner crystals)이 존재할 수 있다는 이론이었습니다.

전자 결정을 실현할 수 있다면, 물리학의 난제인 고온초전도체와 초유체 현상을 이해하고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고온초전도 현상은 특정한 온도 이상에서 전류가 흐를 때 저항이 완전히 사라지는 현상을 말하며, 초유체 현상은 극저온에서 물질의 점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특성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런 물리적 현상들은 매우 복잡하고 미시적인 세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전자 결정을 실험적으로 확인하고 연구하는 과정은 매우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최초의 전자 결정 조각 발견

김근수 교수팀은 고체 속에서 전자 결정의 존재를 밝혀내기 위해 다년간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2021년에는 알칼리 금속을 도핑한 물질에서 액체 성질을 가진 전자 결정 상태를 처음으로 발견하여 그 연구 결과를 네이처에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 이후,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도핑 농도를 조절하면서 새로운 성질을 발견했습니다. 특정 도핑 농도에서 전자가 고체와 액체의 성질을 동시에 갖는 전자 결정 조각을 발견한 것입니다. 이러한 전자 결정 조각의 크기는 1~2nm(나노미터, 1nm는 10억분의 1m) 수준으로 매우 작은 단위에서 관측되었습니다.

이 전자 결정 조각은 단순히 고체 상태나 기체 상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짧은 거리에서만 규칙적인 배열을 이루는 특이한 상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기존에 알려진 위그너 결정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전자 배열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 상태를 김근수 교수는 "액체 결정(Liquid Crystal)"에 비유했습니다.

전자 결정 조각의 실험적 증명

전자 결정 조각의 발견을 실험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연구팀은 방사광 가속기와 각분해광전자분광장치를 사용하여 전자의 에너지와 운동량을 정밀하게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전자 결정이 가진 독특한 불규칙성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실험 데이터에 따르면, 입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고체 속 전자는 규칙적인 그래프를 나타내지만, 연구팀이 관측한 전자 결정 조각은 0번, 2번, 4번 지점에서 에너지가 서로 다르고 운동량 간격도 일치하지 않는 불규칙성을 보였습니다. 이는 짧은 거리에서만 전자 배열이 규칙적으로 나타나는 전자 결정의 특징을 나타내는 중요한 증거였습니다.

이 불규칙성은 초유체 상태에서도 나타나는 특징과 유사했으며, 이를 통해 전자 결정 조각이 초유체 현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이는 향후 초유체 현상을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로 작용할 수 있으며, 고온초전도체 연구에도 큰 진전을 가져올 수 있는 발견입니다.

연구의 의의와 향후 과제

이번 연구의 중요한 성과는 새로운 형태의 전자 결정 상태를 처음으로 발견하고 실험적으로 증명했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전자의 배열이 규칙적이거나 아예 없다는 이분법적인 인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김 교수팀의 연구는 짧은 거리에서만 규칙적인 배열을 가지는 제3의 전자 결정 상태를 발견한 최초의 연구로, 전자 결정의 다양한 형태와 성질을 인식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전자 결정 조각의 발견은 앞으로 초전도체와 초유체 현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근수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초전도체와 초유체의 미시적인 원리를 더욱 구체적으로 밝혀내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물리학의 오랜 난제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 큰 진전을 의미하며, 앞으로의 연구가 더욱 주목받고 있는 이유입니다.

결론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발견한 전자 결정 조각은 물리학의 난제인 초전도체와 초유체 현상을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는 발견입니다. 김근수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전자들이 짧은 거리에서 규칙적인 배열을 이루는 새로운 전자 상태를 실험적으로 증명했으며, 이는 앞으로 물리학의 다양한 미시적 현상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전자 결정 조각의 발견이 가지는 의의는 전자 배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불러일으키며, 전 세계 과학자들에게도 큰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